배우 리처드 기어(오른쪽)가 일요일에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린 달라이 라마의 9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달라이 라마의 손에 키스하고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자비의 메시지와 티베트의 자유 확대를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온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6일(현지시간) 90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날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생일을 축하하는 수천 명의 인파 속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장대비와 짙은 안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려한 옷차림의 군중은 이른 아침부터 좁은 거리 곳곳에 몰려들었으며, 다람살라의 쭉라캉 티베트 불교 사원 복합단지에서 달라이 라마를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사원 내부가 정원 초과로 입장이 제한되면서, 수백 명의 참석자들은 입장을 기다리며 발걸음을 멈췄고, 인도 경찰과 보안 요원들이 현장을 삼엄하게 지켰다.

전통 복장을 입은 무용수들이 징, 피리, 나팔 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가운데, 달라이 라마는 두 명의 시종과 함께 사원 안으로 입장했다.

행사에는 인도 정부 장관들과 오랜 지지자인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도 참석해 연설을 했다.

달라이 라마는 신선한 과일과 흰 백합이 장식된 생일 케이크를 대접받았으며, 사원 마당에는 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번 행사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자리잡은 히말라야 산기슭 도시 다람살라에서 수일간 이어진 생일 축하의 절정을 장식하는 자리로, 1959년 중국 공산당 통치를 피해 망명한 이후 달라이 라마가 줄곧 살아온 터전이다.

달라이 라마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생일 메시지를 전하며, “선한 마음과 자비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간적 가치, 종교 간 조화, 고대 인도의 지혜, 티베트 문화의 보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티베트 문화는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날 열린 생명 연장 기도식에서 달라이 라마는 “신체적으로 매우 건강하다”며 이전에 예고했던 수명 목표인 110세에서 130세로 목표를 상향 조정해 참석자들을 안심시켰다.

사원 밖으로 나서며 그는 현장 음악에 맞춰 부드럽게 몸을 흔들었고, 골프 카트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이날 달라이 라마의 생일을 맞아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정치인, 예술가들이 전하는 영상 메시지가 행사장에서 상영됐다. 해당 영상은 망명정부 산하 ‘티베트 TV’가 제작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내가 아는 가장 젊은 90세에게 생일을 축하한다”며 “자비를 실천하고, 자유와 존엄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당신은 전 세계의 귀감”이라고 전했다.

이어 “스스로를 단순한 불교 승려라고 표현하지만, 수많은 세대에게 위대한 본보기가 되어주셨다”고 덧붙였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X에 “14억 인도 국민과 함께 달라이 라마에게 따뜻한 축하를 전한다”며 “그분은 사랑, 자비, 인내, 도덕적 절제의 상징이시며,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존경과 감탄의 대상이 되어왔다. 건강과 장수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도 공식 성명을 통해 “티베트인들이 정치적 간섭 없이 자유롭게 종교 지도자를 선택하고 존경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한다”며 티베트 전통의 보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