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장(西藏·티베트)자치구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법명: 텐진 갸초)가 90번째 생일을 앞두고 후계자와 관련된 중대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가 차기 달라이 라마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0일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티베트 망명정부 수반인 펜파 체링 총리는 “달라이 라마가 내달 2일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에서 티베트의 주요 라마들과 간단한 회의를 가진 뒤 종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회의 개회식에서 달라이 라마의 영상 메시지가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간 달라이 라마가 90세 생일을 전후해 자신의 후계 문제를 고민해왔다고 언급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후계자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 14대 달라이 라마는 1940년 즉위했으며, 오는 7월 6일 90세 생일을 맞는다. 그는 현재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대 다람살라에 머물고 있으며, 생일을 맞아 많은 이들과 기념 행사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사망 후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어진다. 현 달라이 라마 역시 2세 때 전임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로 지명됐다.

달라이 라마는 그간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달라이 라마 제도를 유지한다는 합의가 있다면, 그 인선과 인정은 공식 기관인 ‘가덴 포드랑 신탁’이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또, “후계자는 반드시 자유세계에서 태어나야 한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환생을 포함한 후계자 지명은 자국의 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1995년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어 서열 2위인 판첸 라마의 선정을 두고 중국 정부가 개입, 자체적으로 11대 판첸 라마를 지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해당 인물을 ‘관제 판첸 라마’로 간주하며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이번 메시지가 티베트 불교계는 물론 국제사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