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선인봉 낙석으로 피해를 입은 석굴암 종각


암벽 등반코스로 유명한 도봉산 선인봉과 만장봉 바로 아래에는 멋진 풍경과 운치를 자랑하는 작은 사찰이 있다.

바로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간했다고 알려진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 조계사 소속 ‘도봉산 석굴암’이다.

이곳은 부처님 도량이면서도 등산객들의 쉼터이자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는데, 도봉산 좀 올랐다는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명소 중 하나다.

그런데 얼마 전 방문한 석굴암의 모습은 예전과 사뭇 달랐다. 석굴암으로 향하는 산길은 듬성듬성 고송들이 부러지고 쓰러져 있었고, 방문객의 안전과 산행을 돕기 위해 설치한 가파른 돌계단의 안전봉은 대부분 휘어지거나 사라져 있었다.

사찰도 성치 않았다. 특히 수려하면서도 고풍스러웠던 종각의 피해가 컸는데, 폭탄을 맞은 듯 한쪽 편이 무너져 있었다.

석굴암 주지 거불 스님은 “지난 겨울 40cm의 눈이 쌓일 정도로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주변의 노송들이 부러지고 쓰러져 종각과 법당 건물, 계단과 난간을 덮쳐 파손됐을 뿐 아니라, 길을 막는 등 통행이 불가할 정도여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월에는 돌풍을 동반한 폭우로 선인봉에서 낙설이 떨어져 종각이 부서지는 2차 피해를 입었는데, 그나마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직도 피해의 잔재가 남아 있는데다가, 복구도 요원한 상황인지라, 지자체와 관련 기관 등에 지원을 문의·요청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석굴암의 피해 복구 지원이 지지부진한 것은 아직 전통사찰로 지정되지 않은 무허가 건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우로 석굴·만월보전·나한전·종각·요사채로 이루어져 있고,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2점을 서울시가 보관하고, 2점인 산신도와 청룡도가 석굴암에 보관되어 있으며,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되는 석가여래좌상을 보유한 오랜 역사의 사찰이지만, 무허가 건물이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입장인 것이다.

해결책으로 전통사찰로 지정이 되는 것인데, 통일신라시대 석조여래좌상이 있어 감정을 통한 유물로 인가를 받으면 전통사찰이 될 수가 있다. 하지만 유물로 인정을 받으려면 그 비용 또한 많이 들어가므로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태다.

통일신라시대 유물을 갖추고 유형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천년고찰이 전통사찰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도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인데도 지원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싶다. 정부와 국민적 관심을 필요한 대목이다.